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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는 식민지시기 말에 일본 교토부 우지시의 군사비행장 건설현장에 모여든 재일조선인 노동자들이 전쟁이 끝난 후 그대로 방치되면서 생겨난 조선인 마을이다. 강제동원을 피하기 위해 국책사업 현장에 모여든 조선인 노동자들은 해방을 맞아 귀향을 서두르지만, 고향의 생활기반을 모두 잃은 이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건설현장 함바에 그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해방 후 한 달여 만에 우토로 마을 바로 옆에는 연합국군이 주둔을 시작한다. 비행장 건설 노동자와 가족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우토로 함바에 버려져 일본을 점령한 미주둔군과 대치하며 마을을 사수한다.
11년간의 점령을 끝으로 물러간 연합군 주둔지에는 또 다시 일본의 자위대가 주둔한다. 반세기 가까이 삶의 터전을 일구며 조선인 마을을 형성해 온 주민들은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만들고 조국으로 돌아갈 희망을 앉고 살아간다. 이후 한반도의 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의 회오리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 온 우토로 주민들은 1980년대 후반에 갑자기 강제퇴거 소송을 당한다.
비행장 부지의 소유주이며 전쟁 시기에 군수기업인 ‘일본국제항공공업’은 패전 후 민간기업인 ‘닛산차체’로 부활하고 한국전쟁 특수로 재기에 성공한다. 그동안 방치되었던 우토로 일대의 토지는 ‘서일본식산’이라는 부동산회사와 닛산차체 사이에서 주민들 모르게 전매되어 하루아침에 강제 철거 위기에 몰린다. 강제퇴거 소송에 휘말린 주민들은 우토로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일절 무시한 ‘닛산차체’와 맞서 힘겨운 재판투쟁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일본인 지원단체, 조선총련, 한국의 시민들이 함께해 대법원 패소판결로 퇴거위기에 처한 주민들과 우토로 마을을 지켜낸다. 이른바 작은 ‘통일’을 이뤄낸 우토로 마을은 재일조선인 역사에 한 페이지로 남아 한일 양국의 어두운 과거사 해결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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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프리랜서 번역을 하다 2017년에 〈도서출판 품〉을 만들었다. 조선학교와 자이니치(在日)에 관련된 일본 서적을 우리말로 번역, 출간하고 있다.

* 주요 번역서
보쿠라노 하타(우리들의 깃발)①, ②권(2018.1) 박기석(朴基碩) 著
르포, 교토 조선학교 습격사건(2018.12) 나카무라 일성(中村一成) 著
저 벽까지(2019.11) 황영치(黃英治) 著
꽃은 향기로워도(2020.7) 김만리(金滿里) 著